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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만나는 이주민의 손맛> 광희동 몽골타운
기사입력: 2015/06/04 [08:44]  최종편집: 서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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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뉴스

 

<서울서 만나는 이주민의 손맛> ②광희동 몽골타운
저렴한 가격의 몽골식 양갈비 선보이는 '잘루스'
우즈베키스탄의 맛을 담은 '사마리칸트'

몽골 식당 '잘루스'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서울 동대문 쇼핑타운 부근에 위치한 몽골 식당 '잘루스'. 지난 2006년 문을 연 이곳은 몽골 이주민이 운영하고 있다. 2015.5.22 withwit@yna.co.kr
    <※ 편집자 주 = 귀화자를 포함해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지난해 행정자치부 통계 기준 42만 명으로 국내 전체 외국인의 26%에 달합니다. 서울시 전체 인구가 대략 1천만 명이니 서울시민 100명 중 네 명은 외국인인 셈입니다. 날로 늘어가는 외국인은 거대도시 서울의 풍경을 바꾸고 있습니다. 곳곳에 이국의 식당이 생겨나고, 다른 나라에서 온 이웃을 만나는 건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닙니다. 그 가운데도 이주민이 직접 꾸려가는 식당은 이들이 우리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삶의 현장'입니다. 연합뉴스는 건강한 다문화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해 서울시와 협력해 이 땅에 뿌리를 내린 이주민의 과거와 현재가 담긴 맛집을 소개합니다.>

몽골 식당 '잘루스'의 대표 메뉴 양갈비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서울 동대문 쇼핑타운 부근에 위치한 몽골 식당 '잘루스'의 대표 메뉴인 양갈비. 뒤편에 있는 음식은 몽골식 군만두인 호쇼르(왼쪽)와 수태차. 2015.5.22 withwit@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쇼핑몰이 즐비한 서울 지하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뒤편 골목을 걷다 보면 낯선 언어로 둘러싸인 거리를 만날 수 있다. 몽골인들이 모여 살아 '몽골타운'으로 불리는 곳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몽골인은 지난해 기준 4천500여 명. 대부분 쇼핑타운이 밀집한 이곳 중구 광희동을 거점으로 한다.

몽골 식당 '잘루스' 운영하는 바얄마 씨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서울 동대문 쇼핑타운 부근에서 몽골 식당 '잘루스'를 운영하는 몽골인 바얄마(44) 씨. 바얄마 씨는 지난 2006년 한국에 들어와 남편과 함께 '잘루스'를 열었다. 2015.5.22 withwit@yna.co.kr
    몽골인이 모여드는 곳인 만큼 거리 곳곳에선 몽골어(키릴문자)로 쓰인 간판이 눈에 띈다. 식료품점, 사진관, 여행사까지 타지 생활에 필요한 가게들이 모두 모여 있다. 그 가운데서도 몽골인이 운영하는 식당은 이 땅의 몽골인들에게 그리운 '고향의 맛'을 느끼게 해주는 휴식처가 되고 있다.

서울 광희동 '몽골타운'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서울 동대문 쇼핑타운 부근에 위치한 속칭 '몽골타운' 거리. 이곳은 몽골인을 비롯해 우즈베키스탄인, 러시안인들이 생활 거점으로 삼고 있다. 2015.5.22 withwit@yna.co.kr
    ◇ 몽골타운의 터줏대감 '잘루스'
    속칭 '몽골타워'로 불리는 10층짜리 건물 3층에 위치한 '잘루스'는 이곳 몽골타운의 터줏대감이다. 하루 평균 수십 명의 몽골인이 이곳을 찾아 끼니를 해결한다. 메뉴는 몽골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대부분이다.

우즈베키스탄 식당 '사마리칸트' 운영하는 사리요프 씨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서울 동대문 쇼핑타운 부근에서 우즈베키스탄 식당 '사마리칸트'를 운영하는 사리요프(35) 씨. 사리요프 씨는 10년 전부터 이곳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2015.5.22 withwit@yna.co.kr
    내부는 여느 식당과 크게 다를 게 없지만, 한 켠에 자리한 위성TV에서 쉴 새 없이 흘러나오는 몽골 방송이 이곳의 정체성을 알려준다.

    일하는 직원도 모두 몽골인이다. 주방에서는 몽골인 조리사 2명이 분주하게 요리를 준비하고, 홀에서는 남편과 함께 식당을 운영하는 바얄마(44) 씨가 조카와 함께 손님을 맞는다.

    바얄마 씨는 지난 2006년 한국에 처음 들어와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애초 다른 사업을 위해 먼저 한국에 왔던 남편은 몽골 음식을 찾는 동포들을 보고 식당을 차리기로 마음먹은 뒤 울란바토르의 식당에서 일하던 아내를 불렀다.

    바얄마 씨는 "그때만 해도 한국에 몽골 식당이 많지 않았다"며 "한국 음식은 몽골 사람들에게 너무 매워서 몽골인을 위한 음식을 만들어 팔면 좋겠다고 남편과 뜻을 모아 오자마자 식당을 차렸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이후 고국의 음식을 그리워하던 몽골인이 하나둘 찾아들기 시작했고, '잘루스'는 몽골타운의 터줏대감으로 거듭났다.

    '잘루스'는 몽골어로 '젊은 사람들'이란 뜻이다. 한국에 오는 몽골인 상당수가 일을 하려는 젊은이들이라 이름도 그렇게 지었단다.

    손님의 70%는 몽골인이고, 30%는 한국인과 러시아인이다.

    한국인은 몽골 유학이나 여행을 앞두고 시험 삼아 몽골 음식을 먹어보려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게 바얄마 씨의 전언이다.

    몽골인의 주식이 고기인 만큼 '잘루스'의 메뉴도 고기를 이용한 게 많다. 그럼에도 1만 원을 넘지 않는 '착한 가격'은 이곳의 매력 중 하나다.

    인기 메뉴는 양갈비구이와 양고기 군만두인 호쇼르.

    양갈비는 양고기를 한번 삶은 뒤 간을 하고 구워서 낸다. 여기에 소고기 소스를 곁들여 한 번에 두 가지 고기 맛을 볼 수 있도록 했다. 8천 원이라는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양도 푸짐하다.

    양고기를 양파와 함께 잘게 다져 넣은 호쇼르는 양고기 냄새가 거의 나지 않아 한국 사람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

    몽골인이 수시로 마시는 수태차도 이곳에서 맛볼 수 있다. 우유에 녹차와 소금을 소량 넣어 만든 수태차는 중앙아시아 고산지대에서 많이 마시는 버터차보다 덜 느끼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강하다.

    '잘루스'는 평소 오전 10시 문을 열지만, 여름에는 몽골에서 오는 비행기가 새벽에 도착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1∼2시간 일찍 시작한다.

    몽골인 손님들은 끼니를 해결한 뒤 같은 건물 안에 있는 여행사, 탁송업체, 사진관 등에서 용무를 본다. '잘루스'가 있는 '뉴금호타워' 건물에는 또 다른 몽골 식당을 비롯해 몽골인이 운영하는 다양한 업종의 가게가 20여 곳 입점해 있다. 2001년 지어진 이 건물은 명실상부한 '몽골타운'의 중심이다.

    바얄마 씨는 "건물이 지어지고, 몽골 가게들이 한두 곳씩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흩어져 있던 몽골 사람이 모여들었다"며 "말도 안 통하고 길도 잘 모르는 몽골 사람에게는 이 건물은 모든 일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장소"라고 설명했다.

    바얄마 씨에게 한국은 '살기 좋은 나라'다.

    한겨울에 영하 40도까지 떨어지는 울란바토르와 달리 기후도 상대적으로 온화하고, 교육과 세금 등 각종 제도도 잘 갖춰졌기 때문이다.
    한국에 사는 동안 큰아들(18)은 어엿한 대학생이 됐고, 늦둥이 둘째아들(3)도 태어났다.

    바얄마 씨는 "처음에는 말도 통하지 않고 환경도 낯설어 힘들었지만 한국인 이웃들이 많이 도와줘서 잘 적응할 수 있었다"면서 "좋은 사람들이 있는 한국에서 사는 게 좋다"고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 중앙아시아의 향기를 찾아서 '사마리칸트'
    광희동 거리에서는 몽골인 외에 우즈베키스탄인과 러시아인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들은 몽골인에 앞서 이곳 광희동에 자리를 잡았다.

    1990년대 초반 러시아 보따리장수들이 동대문시장을 찾아오기 시작하면서 이들을 위한 식당·술집·숙박 시설이 들어섰고, 이후 러시아 언어와 문화에 익숙한 몽골·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노동자들이 뒤따라 들어왔다.

    2000년대 초반 러시아 상인이 가격이 더 싼 중국으로 옮겨가면서 몽골인들이 그 빈자리를 채우기 시작했지만 광희동 일대에는 우즈베키스탄과 러시아 식당 10여 곳이 여전히 영업 중이다.

    우즈베키스탄 제2의 도시 이름을 딴 식당 '사마리칸트'도 그중 하나다. 광희동 뒤편 골목에는 '사마리칸트'란 이름을 가진 식당 세 곳이 있는데 한 곳은 10년 전 한국에 온 사리요프(35) 씨가 운영하고 있다.

    사업차 한국에 왔다가 식당을 하게 됐다는 사리요프 씨는 아내와 사이에 두 아들(10살, 8살)과 딸(4살) 하나를 뒀다. 아이들은 모두 한국말이 유창하단다.

   '사마리칸트'의 주요 메뉴는 양꼬치와 양갈비, 그리고 일종의 군만두인 삼사다.

    양꼬치는 중국식 양꼬치보다 크고 부드러운 게 특징이다.

    빵 속에 양고기나 소고기를 넣은 삼사는 화덕에서 구워 풍미를 더한다.

    인구의 80% 이상이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이슬람교도인 까닭에 우즈베키스탄에는 양고기와 소고기를 넣은 요리가 발달했다.

    사리요프 씨는 "고기를 좋아하는 한국 사람도 종종 찾아온다"며 "한국인들이 우리 음식을 먹고 맛있다고 할 때면 기분이 좋다"고 웃어 보였다.

    okko@yna.co.kr

서울뉴스 SEOULNEWS 김영철 기자

http://www.seoulnews.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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