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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독일식 정찬 선보이는 '베어린'
기사입력: 2015/06/04 [08:49]  최종편집: 서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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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뉴스

 

<서울서 만나는 이주민의 손맛>
정통 독일식 정찬 선보이는 '베어린'
이주민 취업지원하는 스페인 레스토랑 '떼레노'

독일 레스토랑 '베어린' 내부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 위치한 독일 레스토랑 '베어린' 내부. 지난 2005년 문을 연 이 곳은 정통 독일식 정찬을 선보여 왔다. 2015.6.1
cityboy@yna.co.kr
    <※ 편집자 주 = 귀화자를 포함해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지난해 행정자치부 통계 기준 42만 명으로 국내 전체 외국인의 26%에 달합니다. 서울시 전체 인구가 대략 1천만 명이니 서울시민 100명 중 네 명은 외국인인 셈입니다. 날로 늘어가는 외국인은 거대도시 서울의 풍경을 바꾸고 있습니다. 곳곳에 이국의 식당이 생겨나고, 다른 나라에서 온 이웃을 만나는 건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닙니다. 그 가운데도 이주민이 직접 꾸려가는 식당은 이들이 우리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삶의 현장'입니다. 연합뉴스는 건강한 다문화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해 서울시와 협력해 이 땅에 뿌리를 내린 이주민의 과거와 현재가 담긴 맛집을 소개합니다.>

독일 레스토랑 '베어린'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 위치한 독일 레스토랑 '베어린'. 지난 2005년 문을 연 이 곳은 정통 독일식 정찬을 선보여 왔다. 2015.6.1
city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서울 종로 일대는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지는 곳이다. 대로변 빌딩 숲을 조금만 벗어나면 고즈넉한 고궁 사이로 아기자기한 가게들을 만날 수 있다. 몇 년 새 급격히 늘어난 북촌과 서촌(세종마을) 지역의 레스토랑들은 소박하면서도 세련된 매력으로 고도(古都)의 중심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독일 남부식 족발 슈바인스학세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독일 레스토랑 '베어린'의 대표 메뉴인 슈바인스학세. 독일 남부식 족발인 이 요리는 바삭한 껍질과 쫄깃한 속살이 특징이다. 2015.6.1
cityboy@yna.co.kr
    옛 역사를 간직한 이곳에 이주민들도 자리를 잡았다. 서울시 명예시민인 네팔 출신 케이피 시토울라 씨가 운영하는 '옴 레스토랑'과 티베트 난민 라마 다와 파상(한국명 민수) 씨가 차린 티베트 식당 '포탈라'는 이미 명소가 됐다.

'베어린' 운영하는 봉가르드 씨 가족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서울 종로구 수송동의 독일 레스토랑 '베어린'을 운영하는 봉가르드 씨 가족. 왼쪽부터 장남 다비드, 아버지 마르틴, 어머니 황문희, 차남 다니엘 봉가르드 씨. 2015.6.1
cityboy@yna.co.kr
    평소 만나기 힘든 유럽의 맛을 선보이는 레스토랑들도 글로벌 도시 서울을 더욱 풍성하게 하고 있다.

스페인 레스토랑 '떼레노'의 버섯 피클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서울 북촌의 스페인 레스토랑 '떼레노'에서 맛볼 수 있는 버섯 피클. '떼레노'를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오요리아시아는 이주여성과 청소년을 위한 취업지원 및 교육 사업을 벌이고 있다. 2015.6.1
cityboy@yna.co.kr
    ◇ 종로에서 만나는 독일식 정찬 '베어린'
    종로구 수송동 서머셋 레지던스 1층에 위치한 '베어린'(Barlin)은 고층빌딩 사이 숨은 '작은 독일'이다. 애써 멋부리지 않은 듯한 심플한 인테리어는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독일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지난 2005년 문을 연 이곳은 국내에서 최초로 정통 독일식 정찬을 선보인 레스토랑이다. 펍(pub·술집) 스타일의 독일 레스토랑 틈에서도 현지에 가까운 식사 메뉴를 고집하며 독일의 맛을 한국에 알리고 있다.

    '베어린'을 운영하는 황문희(57) 씨와 독일인 남편 마르틴 봉가르드(62) 씨의 자부심은 더욱 남다르다.

    황 씨는 "독일 음식을 먹을 만한 곳이 없어 직접 식당을 열게 됐다"며 "단골손님이 꾸준히 생기면서 지금까지 잘 끌어올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2년 전 회사를 퇴직하고 '베어린'에 합류한 봉가르드 씨는 "많은 한국인이 독일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점이 우리 식당으로 오게 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베어린'이란 이름에도 독일의 자부심이 담겨 있다.

    독일 수도 베를린을 상징하는 동물 곰을 뜻하는 독일어 'bar'(a 위에 움라우트)에 베를린(Berlin)을 합해서 '베어린'이란 이름을 붙인 것.

    황 씨는 "어떤 손님들은 식당 이름이 베를린이라고 생각해 철자가 잘못됐다고 지적하기도 한다"며 웃었다.
    황 씨와 봉가르드 씨의 인연은 35년 전 서울에서 시작됐다.

    업무차 한국에 머물던 봉가르드 씨는 한 호텔에서 지인과 인사를 나누던 황 씨를 보고는 마음을 빼았겻다고 했다. 봉가르드 씨의 적극적인 구애로 두 사람은 1981년 부부의 연을 맺고 독일로 떠났다.

    하지만 한국을 그리워하던 봉가르드 씨는 회사에 요청해 아시아로 발령을 받아 일본 도쿄를 거쳐 1986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 사이 쌍둥이 아들 다비드(33)와 다니엘(33)이 태어났고, 9살 터울의 막내딸도 얻었다.

    세계적인 물류회사 솅커(Schenker)의 한국 대표를 지낸 봉가르드 씨는 "1980년대부터 한국에서 일하며 한국의 발전상을 지켜봤고, 내가 그 일부라는 게 자랑스럽다"고 힘줘 말했다.

    현재 쌍둥이 아들은 '베어린'의 경영을 돕고 있다.

    장남인 다비드 봉가르드 씨는 "한국에서 정통 독일 음식을 선보이는 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독일 각 지방의 맛을 한국 손님들에게 보여주려고 한다"고 자랑했다.

    '베어린'에서는 독일인 요리사가 주방을 책임진다. 가격대는 다소 높은 편이지만 독일 요리의 정수를 만날 수 있다.

    대표 메뉴는 독일 남부식 족발인 슈바인스학세(Schweinshaxe)와 독일식 돈가스인 슈니첼(Schnitzel).

    슈바인스학세는 바삭한 껍질과 쫄깃한 속살이 매력이다. 닷새간 소금과 양념에 재어 놓은 돼지 정강이를 삶은 뒤 맥주를 발라 다시 굽기 때문에 돼지 특유의 냄새가 없고 풍미가 깊다. 하지만 삶고 굽는 과정에만 3∼4시간이 걸리는 까닭에 하루 전에 미리 주문을 받는다.

    베를린식 족발인 아이스바인(Eisbein)은 굽지 않고 삶아 더욱 부드럽다.
    기름에 튀기는 비엔나식과 달리 피망 소스를 버무린 집시풍 슈니첼은 다른 곳에서는 맛보기 힘든 메뉴다.
    각종 소시지도 빼놓을 수 없다. 하얀 뮌헨 소시지부터 작고 가는 뉘른베르크 소시지까지 독일 각 지방의 명물들을 선보이며, 전분 섞인 소시지는 취급하지 않는다는 게 황 씨의 설명이다.

    독일산 맥주 역시 종류별로 맛볼 수 있다.

    봉가르드 씨는 "독일인에게 맥주는 술이 아닌 음식"이라며 "독일 남부 사람들은 아침을 먹은 후 맥주를 마신다"고 소개했다.

    '베어린'에서는 독일 현지에서처럼 맥주마다 맞는 잔에 따라 손님에게 내놓는다. 공기와 접촉하는 면적과 잔의 두께에 따라서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메인 요리와 함께 나오는 자우어크라우트(Sauerkraut·잘게 썬 양배추를 소금에 절여서 만든 음식), 서양식 순무인 레드비트, 기름에 볶은 감자가 먹는 즐거움을 더한다.

    ◇ 꿈을 담는 스페인 레스토랑 '떼레노'
    북촌(가회동)에 위치한 '떼레노'는 사회적기업 오요리아시아가 지난해 11월 문을 연 스페인 레스토랑이다.

    오요리아시아는 이주여성과 청소년 등 소외계층을 위한 취업 지원과 교육 사업을 벌이며 태국과 네팔에서도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해까지 서교동에서 아시아 음식점을 운영했지만 더욱 차별화된 요리를 선보이기 위해 이곳 북촌에 '떼레노'를 열었다.

    '떼레노'에는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이 현재 조리사로 일하며 경력을 쌓고 있다.

    주방을 이끄는 신승환(33) 요리사가 요리를 책임지며 교육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오랜 기간 해외에서 일했기 때문에 이방인으로서 이주여성들이 느끼는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알고 있다"며 "그분들에게 요리를 가르치는 일이 그래서 더욱 의미 있다"고 털어놓았다.

    교육은 실전처럼 엄격하게 진행된다. 신 씨는 "다른 사람들과 이주민을 똑같이 대하는 것이 그분들의 자립을 진정으로 도와주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떼레노'(terreno)는 스페인어로 '대지'라는 뜻이다. 실제로 떼레노가 있는 건물 옥상에는 각종 채소와 허브를 키우는 텃밭이 있다. 이곳에서 직접 재배한 재료들로 손님들의 식탁을 채운다.

    빠에야로 잘 알려진 스페인 요리는 마늘과 쌀을 많이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방마다 특색이 뚜렷하고, 절임음식도 계절마다 잘 발달해 있다. '떼레노'에서도 구운 버섯을 식초에 절인 버섯 피클을 비롯해 각종 절임음식을 만날 수 있다.

    맛보기 요리로 구성된 정식 코스를 선보이는 것도 '떼레노'가 여타 스페인 식당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신승환 요리사는 "스페인식 정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 별로 없다 보니 스페인 대사관 직원들도 자주 이곳을 찾는다"고 전했다.

    okko@yna.co.kr

서울뉴스 SEOULNEWS 김영철 기자

http://www.seoulnews.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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