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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한 홍합’ 사시사철 식탁에 오르게 되기까지
원스톱 처리 채취선·리튜빙·워터링·MAP 포장…부가가치 ↑
기사입력: 2015/11/29 [09:53]  최종편집: 서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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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석봉

세계적으로 장수하는 마을을 찾아가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육류보다는 과채류와 함께 수산물을 많이 섭취한다는 것.

 

육식을 하는 사자, 호랑이의 평균 수명은 10~15년이지만 바다에 살며 자연스럽게 어식을 하는 흰수염고래나 대양 백합조개는 150년, 507년으로 훨씬 더 건강하게 오래 산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014년부터 어식과 함께 적절한 식사조절과 운동으로 100세 이상 건강하게 살자는 국민건강캠페인 ‘어식백세’를 벌이고 있다.

 

어식백세 캠페인은 국민건강 증진은 물론 수산물 소비촉진과 어업인들의 소득을 향상시키고 어촌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 시키자는 취지도 담고 있다.

 

이에 정책브리핑은 어촌 6차 산업 활성화의 전진기지로 11월 어식백세 해산물로 선정된 ‘홍합’ 양식장을 찾았다. 다녀온 곳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홍합 양식을 시작했고 유럽의 현대화 기술을 도입한 경남 마산 일대 양식장.

 

홍합은 가격이 저렴하고 비타민·무기질·단백질 등 영양까지 풍부하다. 또한 지방이 적고 타우린이 체내 콜레스테롤을 낮춰 간을 해독하는 기능까지 있어 피로회복에 좋다. 동의보감을 보면 홍합은 성질이 따뜻하며 맛이 달며 독이 없고 오장을 보한다고 기록돼 있다.

 

지금까지 홍합은 단순히 생산 위주로 유통되고 있었다. 하지만 ‘마산 수협’은 경남대학교와 협력해 홍합을 다양한 식품으로 가공해 유통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단순 가공에서 벗어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이런 사업은 영세 어업인들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정부와 지원 방법 등 관련 업무도 교류 중이다.

▲ 현대식 기계를 갖춘 마산 합포구 홍합 양식장.     © 서울 뉴스

손영봉 마산 수협 조합장은 “생산되는 홍합 양은 많지만 국내에만 시판 되고 있어 과잉 생산 시 타격이 크다”며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판로를 개척하려고 수협에서 연구 중”이라고 먼저 말을 꺼냈다. 

 

이어 손 조합장은 “창원시 홍합양식장은 매년 햇홍합을 가장 먼저 생산 출하하며 전국에서 가장 많은 홍합을 생산한다. 적정한 조류와 풍부한 플랑크톤의 좋은 환경 조건으로 전국에서 홍합의 성장속도가 가장 빨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이에 비해 홍합의 해외 수출은 걸음마 단계에 있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홍합을 이용한 식품 및 상품을 개발해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손영봉 마산 수협 조합장이 "경남대학교와 협력 연구를 통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홍합을 가공한 식품, 화장품, 제품 등을 상품화할 계획"이라고 말하고 있다.     © 서울 뉴스

 

 

마산수협은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진동면 제외), 마산회원구, 성산구, 의창구 일원을 업무구역으로 21개 어촌계를 두며 1900여 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마산합포구 구산면 옥계 어촌’은 현대화 장비를 갖춘 홍합 채취선이 있어 채취부터 선별 작업까지 원스톱으로 선상에서 이뤄지고 있다. 하루 총 20톤 정도 주문을 받아 출하시키고 있다. 여수나 동해에 비해 환경과 시설조건이 좋아 출하량이 많고 맛도 일품이다.

홍합 가공 공장 설비시설이 유럽 국가 기준으로 변화된 사업장도 있다. 2대째 홍합 양식장을 운영하는 ‘금진수산’이다. 금진수산은 소비자에게 최적의 상품을 공급하기 위해 계속해서 연구하고 노력한 결과 국내 최초 ‘MAP(기체치환·Modified Atmosphere Package) 포장‘을 성공시켰다.

김병대 대표는 “홍합을 채취하면 유통기한이 3일밖에 되지 않아 보통 4월께 부터는 매장에서 홍합을 다 빼버리고 팔지 않는다. 패류독성 문제와 부패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증가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MAP 방식이 성공하면서 신선도에 전혀 문제가 없어 이젠 여름철에도 대형마트에 납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 롯데 빅마켓, 메가마트, 이랜드, CJ 등에 약 50톤을 납품하고 있다.

수산물 자체의 싱싱함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MAP 방식은 처음 축산물 소고기 유통에 쓰였고 그 다음 농산물에 적용됐다. 하지만 수산물은 아무도 시도해보지 못하거나 실패했다. 하지만 2013년 금진수산이 대한민국 최초로 홍합 MAP 포장을 성공시키면서 유통기한을 7일까지 늘렸다. 소비자들은 1년 내내 싱싱한 홍합을 마트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MAP 포장은 우리에 앞서 유럽에서 사용하고 있는 방식으로 탄소와 질소를 혼합해 유통기한을 늘릴 수 있다. 과자 봉지 안에도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질소가 들어가 있고 탄소는 또 다른 영역에서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단순히 질소와 탄소를 혼합해 유통하면 안 된다.

김 대표는 “예전에 이마트도 자체적으로 MAP 포장을 시도 했으나 실패했다. 패류의 습성을 잘 파악해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야 MAP 포장을 성공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상작업 및 입고-워터링(해수 순환 급수 시스템)·세척작업-자동선별검수-MAP포장출고
금진수산이 국내 최초 성공시킨 '첨단가공방법' 유통 과정

 

오전 8시 선상작업 후 채취한 홍합이 입항하면 바로 워터링장으로 운반한다. 산지에서 매장으로 가는 이틀의 시간 동안 이미 60%는 부패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12~24시간 워터링 작업을 하고 불순물을 제거한다. 워터링 작업을 통해 그대로 살아있는 홍합을 선별 및 검수 후 MAP 포장하면 유통기한이 늘어난다.

김 대표는 “과거에는 홍합을 수출할 생각은 엄두도 내지 못 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만 판매하다보니 어민들의 소득 증대에 한계가 있었다”며 “유럽 쪽에 시찰을 하면서 느낀 것은 우리나라 남해안만큼 좋은 바다는 없다. 지금까지는 하지 못 하고 꿈도 못 꿨지만 MAP 포장이 성공하면서 이제는 달러를 벌어들일 꿈을 꾸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나라 홍합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먼저 양질의 홍합을 생산해야 한다. 유럽에서 들어오는 칠레산 블루홍합이나 뉴질랜드 그린홍합보다 껍질이 얇아 조리과정 속에 껍질 파손이 많다”며 “기존의 방법으로는 껍질의 두껍기나 비만도가 부족해 경쟁력이 없다. 현재 시범사업 중인 친환경자재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합은 외부의 충격이 있으면 살기 위해 자기 몸을 분산시켜 비만도가 떨어진다. 또한 홍합이 지지하고 있는 지지대가 홍합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 하면 홍합은 계속 족사를 만들어내고 비만도가 떨어진다. 하지만 ‘리튜빙(retubing) 과정’을 거치면 양질의 홍합을 생산할 수 있다.

▲ 김병대 금진수산 대표가 친환경 자재인 천로프와 플라스틱, 무명실로 된 그물을 보여주며 '리튜빙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 서울 뉴스

 

 

김 대표는 이 과정을 “한 마리씩 족사를 떨어뜨려서 리튜빙을 하면 홍합은 한 번만 족사를 내리면 된다. 리튜빙 과정을 통해 외부 저항에 영향을 받지 않아 살기위해 계속 족사를 내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 초기비용이 많이 들어 영세 어민들을 위한 정부지원이 필요하다. 우리가 변하지 않으면 절대 경쟁력이 없고 발전이 없다. 우리부터 변해야 한다”며 “현재 친환경 자재인 천로프, 플라스틱, 무명실로 된 그물로 리튜빙 시범 사업을 하고 있다. 처음이야 힘들지만 좋은 환경에서 수출을 할 수 있는 길은 분명하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의 노력으로 지난 9월 일본에 첫 수출을 성공시켰다. 일본의 반응은 긍정적이고 110톤을 시작으로 계속 주문을 받아 수출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수산물을 생산하기 위한 이러한 현대화 사업은 초기 자본이 많이 들어가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인건비 절감과 양질의 상품을 공급할 수 있어 어업인들의 수익을 창출하고 나아가 지역 경제 활성화 및 국가 발전에도 이바지 할 수 있다.

세계 흐름에 맞추고 우리 실정에 맞는 상품을 개발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을 마산 수협과 금진수산이 보여주고 있었다.

 

서울뉴스 SEOULNEWS 하석봉 기자

(http://www.seoulnews.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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